정서영(b. 1964)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각가이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독일 슈투트가르트 미술대학에서 연구 과정을 거친 작가는 1990년대 중반 본격적인 작업 활동을 시작하여 오늘날까지 활발하게 자신의 작업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정서영의 조각적 실천의 특이성과 수행성은 조각 이외에도 시간과 소리, 움직임을 채택한 퍼포먼스나 영상 등 조각 바깥의 매체들과 결부되며 한국 동시대 미술에서 조각, 혹은 조각적인 것에 대한 논의를 확장해 왔다.
사물은 종종 정서영의 조각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된다. 정서영은,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사물의 쓸모가 아닌 재료의 차원에서 접근하여 사물과 조각 사이의 관계를 탐구했다. 헝겊이나 플라스틱 같은 부드러운 재료나 브론즈, 스테인리스 등 단단한 재료들의 서로 다른 형태와 물성은 정서영에게 사물이 조각으로 변화되는 지점을 탐색하는 단서가 되었다. 모델하우스에 설치된 붙박이 가구를 벽에서 뜯어내고 한 쪽 바닥을 네 개의 돌로 괴어둔 <싱크대>(2011), 책장과 각목이 서로 기울어진 채 긴장된 균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운동>(2013)과 같은 작업은 가구가 ‘사물’의 상태에서 벗어나 조각적 상황으로 거듭나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또한 정서영은 리놀륨 장판이나 스티로폼 등 한국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업 재료들을 조각의 영역에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그들이 지닌 비-일상성을 유머러스하게 부각하는데, 이는 2011년 개인전 ≪사과vs바나나≫의 전시장으로 쓰였던 현대문화센터 지하의 모델하우스와 더불어 작가가 사물의 사회적 조건에 주목하는 방식을 드러낸다.
사물의 일상적 용도를 뒤집고 비트는 정서영의 조각은 언어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필기구와 손가락이 뒤엉켜 조각적인 것으로 보이는 모습을 담아낸사진 작업, <A는 B가 그럴 줄 몰랐다>(2014-2016)나 취리히 중앙 기차역의 사운드와 시멘트 조각을 병치한 설치, <아무도 눈치채지 않는다>(2012-2016)는 제목이 작품을 명료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정서영의 제목이 지시하는 느슨하면서도 함축적인 연결고리는 각자의 경험적 특수성이 감상을 채울 수 있도록, 그 틈과 순간을 만든다. 여러 해석이 가능한 ‘어'라는 글자를 전면에 내세운 드로잉, <-어>(1996)를 비롯하여 뜻이 불분명한 단어들을 세라믹 위에 유약으로 쓰고 구워낸 <유들유들한 덧셈>(2020)이나 <멀리서 날아온 것>(2020)에서 작가는 언어의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기도 한다. 이러한 정서영의 텍스트 작업은 추상적인 관념과 그 의미관계를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정서영의 조각은 거대하고 기념비적인 조각보다 더 세밀하고 치밀하게 사물이 조각으로 거듭나기까지 거쳐야 했던 과정을 묘사한다. 작가의 초기작 <전망대>(1999)는 친구로부터 받은 엽서의 사진 속 전망대를 실제보다 작은 크기의 나무 조각으로 재탄생시켜 전망대라는 사물과 그에 대한 관념이 우리의 신체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재고하게 한다. ‘코너’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전시장 한 가운데를 차지하게 된 시멘트 덩어리 <코너 스톤>(2006-2011) 역시 신체가 일상적으로 점유하는 사물적 공간에 대한 인식을 높인다.
정서영의 주요 개인전으로는 ≪오늘 본 것≫(서울시립미술관, 2022), ≪공기를 두드려서≫(바라캇 컨템포러리, 2020), ≪Ability vs. Invisibility≫(티나킴 갤러리, 2017), ≪정서영전≫(시청각, 2016) 그리고 ≪큰 것, 작은 것, 넓적한 것의 속도≫(일민 미술관, 2013) 등이 있다. 작가가 참여한 주요 단체전으로는 ≪송출된 과거, 유산의 극장≫(인천아트플랫폼 & KADIST 샌프란시스코, 2021-22), ≪하나의 사건≫(서울시립미술관, 2020), ≪시대를 보는 눈: 한국 근현대미술≫(국립현대미술관, 2020),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국립현대미술관, 2019) 그리고 ≪디지털 프롬나드≫(서울시립미술관, 2018) 등이 있다. 아울러 작가의 작품은 제50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2003)과 제2회, 제4회, 제8회 광주 비엔날레(1997, 2002, 2008) 전시에 초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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