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ung Seoyoung Solo Show: Audio Visual Pavilion
시청각은 2016년 9월 6일부터 10월 16일까지 정서영 개인전 «정서영전»을 개최한다. 사물이 조각이 되는 독자적인 논리와 순간을 구축해온 정서영은 2016년의 시간을 일으켜 세우는 조각과 사진, 사운드 작업 등을 선보인다. «정서영전»은 작가가 제작한 신작과 근래의 작업이 시청각 공간 안에서 자리를 찾아가는 고민과 방법을 따라간다. «정서영전»은 작가가 리부트시킨 전시의 새로운 시간이자 공간이다. 작가는 몇 해 전, 전시에 포함되는 공간은 어디까지 축소되거나 연장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다고 최근 한 자리에서 말한 바 있다. 전시를 둘러싼 시간 또한 ‹파도›를 제작한 1998년의 시간에서부터 이 글을 쓰는 지금과 아직 끝을 보지 못한 작품이 발생되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여러 개의 시간 단위를 포괄한다.
‹쇼케이스 쇼케이스›(2015)는 전시장 안에 또 하나의 전시장을 위치시킨다. ‹A는 B가 그럴 줄 몰랐다›(2014-2016) 는 사물이나 물건이 특정 상황을 만나 ‘조각적인 것’으로 보이는 찰나를 포착한다. ‹파도›(1998)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을 조각으로 만들고자 했던 것”*으로 설치 작업 ‹유령, 파도, 불›의 일부다. ‹여기 녹색 어제 녹색›(2016)은 정서영의 드로잉 ‹괴물의 지도, 15분› 시리즈 중의 하나를 시청각의 세탁실이라 불리는 공간의 벽에 잠시 기거하게 한다. ‹뼈와 호두›, ‹돌과 실›이라는 이름 혹은 또 다른 이름을 갖게 될 지도 모르는 신작은 “이상하고 어리석은 조합”*이 만들어낸 정서영의 조각이 “어디로도 고이지 않고”* 포획되지 않는 독립적인 상태를 보여준다. 시청각의 작은 방에 앉은 ‹아무도 눈치채지 않는다›는 헤드셋 안에 담긴 사운드와 바닥에 놓인 조각 사이의 대결을 집중 속에서 대면하게 한다. 이것들은 모두 2016년 정서영의 조각이다.
한편, 시청각은 2016년 10월 8일 정서영 작가의 아티스트 토크와 함께 작가의 조각과 텍스트 등에 대한 연구를 펼쳐놓는 언어 활동을 개최한다. 정서영의 작업에 조각적 상태를 능가하는 온전한 언어를 덧붙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작가 정서영이 이제껏 만든 미술 언어의 명징함은 조각의 수행성, 사물에서 조각이 발생될 때의 마주하는 문제들을 해결/미해결이 아닌 다른 상태에 봉착하게끔 인도한다. 시청각에서 일어날 언어 활동은 작가가 펼쳐놓은 미술적 사고를 경유하며 미술에 관한 말을 발생시켜 보려는 시도다.
정서영 작업을 보는 경험은 급작스럽고 차갑고 얼얼하다. 전체에서 떨어져 나온 부분이라도 마주하려면 적확한 찰나를 노려야 한다. 작가의 작업은 불순물이 덕지덕지 붙은 현실의 관습에서 사물을 한 줌 씩 떼어서 보려는 대결의 결과이며, 하나의 답으로 귀결되기를 끝없이 거부하는 조각가로서의 선택이다. 2016년에 정서영의 조각과 설치를 이렇게 보았다고 설명이 아닌, 붙였다 떼어낼 수 있는 첨언을 한다.
*인용구는 작가의 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