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graphy

김용익(b. 1947)은 홍익대학교 회화과 재학시절, 박서보에게 수학했다. 1991년부터 2012년까지 가천대학교(구 경원대학교) 미술ㆍ디자인대학 회화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1999년 대안공간 풀의 창립에 참여,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대표로 활동했다. 1970년대의 모더니즘부터 80-90년대의 개념미술과 민중미술, 2000년 이후 공공미술에 이르기까지, 김용익은 한국미술의 지배적인 흐름 속에서도 독립적인 위치를 고수하며 기존제도의 모순을 제기하는 실천을 전개해 왔다.

 

작가는 1974년 홍익대학교 재학시절 <평면 오브제> 시리즈를 발표한다. 이 작품들은 고정하지 않은 상태의 흰 천에 스프레이를 뿌려 얼룩을 만들고, 액자 없이 벽에 걸어 전시되었다. “만든다는 행위를 최소화하고” 접혔다가 펴지는 천의 물질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 작업은 실재와 환영에 대한 모호한 착시를 유도한다. 이 시리즈로 한국 화단에 입성한 김용익은, 당시 한국 모더니즘의 적자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광주항쟁에 이은 전두환 독재정권이 시작되면서 작가는 삶과 격리된 모더니즘 미술에 회의를 갖게 되었으며 1981년 《제1회 청년작가전》 에서는 돌연, <평면 오브제>를 제목이 적힌 박스에 포장한 채로 전시했다. 

 

모더니즘과의 결별을 선언한 작가는 관념주의를 벗어나 사회와 예술의 관계에 대한 독자적인 입장을 이어 나갔다. 1990년대에 들어 김용익은 <도트(Dot)> 연작을 발표한다. 흔히 ‘땡땡이 회화’로 불리는 이 작업은 기하학적 원을 배열하여 시각적 리듬을 노리는 모더니즘에 가까워 보인다. 그러나  캔버스의 표면에는 실수로 남겨진 얼룩, 메모에서부터 보관 과정에서 생긴 곰팡이에 이르기까지, 신체의 흔적이자 자연과 시간이 그대로 남겨져 있다. ‘‘더럽혀진 것은 내버려두고, 일부러 더 더럽히는'’ 방식은 모더니즘에 대한 김용익의 날카로운 반성적 성찰과 비판이었던 것이다. <너를 보내며>는 1995년 파란 물방울무늬로 시작하여 17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완성되었다. 2005년 자신의 육체를 드로잉하고 2009년 한 해 동안 작업실 밖 처마에 두었다가 다시 2010년에 금색 칠로 문양을 넣었다. 같은 작품은 2012년 전시에서 관람객의 낙서로 훼손되었고 작가는 이 사건을, ‘작품 완성’의 순간으로 보고 액자에 넣어 봉인한다. 그는 2000년 농촌 양평으로 이주하였고 공공미술 프로젝트 《양평 프로젝트》(2000)를 이끌었고 제4회 금강 자연미술 비엔날레(2010), 제1회 랜드아트 몽골리아 360°(2010) 등 다수의 공공 및 환경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모더니즘과의 관계로부터 민중미술로 점차 소통의 영역을 넓혀 나갔던 김용익의 행보는 1970년대 이후 한국의 동시대 미술의 미학적, 정치적, 담론적 의미의 균열과 긴장 사이에서의 반성적 실천이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2017년  스파이크 아일랜드 및 주영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나는 아직 나의 작품을 유효하다고 믿는다》, 2016년 일민미술관 전시 《가까이... 더 가까이...》, 2011년 아트스페이스 풀 전시 《무통문명無痛文明에 소심하게 저항하기》 등이 있다. 그가 참여한 주요 단체전으로는 제5회 요코하마 트리엔날레(2014), 2012년 《SeMA 중간허리 2012: 히든 트랙》 (서울시립미술관, 2010),) 《그리드를 넘어서》(부산시립미술관, 2003), 《제1회 청년작가전》(국립현대미술관, 1981), 제13회 상파울루 비엔날레(1975), 1974과 77-79년에 걸쳐 참여한 《앙데빵당》(국립현대미술관) 등이 있다. 경기도미술관, 금호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일민미술관, 도쿄도 미술관(Tokyo Metropolitan Art Museum),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로스앤젤레스 현대 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Los Angeles) 등 다수의 주요 기관에 그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Works
Exhibitions
Vide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