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the Last Generation, Kim Yong-Ik: Art Archives, Seoul Museum of Art (SeMA AA)
《라스트 제너레이션에게, 김용익》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SeMA AA)
2023년 8월 24일 - 11월 19일
《라스트 제너레이션에게, 김용익》 전은 개념주의 미술, 모더니즘 미술, 공공미술에 걸쳐 다층적인 작업을 전개해 온 김용익(1947–)의 미학과 태도, 사유와 실천에 주목하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용익이 2000년대부터 전개해 온 생태주의적 관점과 우리 문명, 환경, 삶에 관한 메시지를 담은 후기 작업에 주목하고, 이러한 작업을 발아시켜 온 그의 주요한 미술 철학을 살펴본다. 김용익은 작업 초기부터 당대의 미술, 사회와 호흡하며 자기반성과 편집, 대화로서의 예술이라는 개념을 통해 작가와 미술의 권위에 균열을 내고, 권력화된 제도와 사회에 비평적 시선을 던져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김용익의 작업은 점차 미술을 넘어 우리 사회와 인류의 차원으로 확장하며 우리의 삶에 밀착된 메시지를 담아 나갔다.
김용익 아카이브는 김용익이 생애 전반에 걸쳐 생산, 수집한 자료로, 그의 사유가 전개돼 온 다공적인 공간이다. 그의 아카이브는 작품이 구성되는 과정보다는 그 기저에 흐르는 개념적 사유의 형성 과정을 보여주며 때로는 하나의 작품으로 작동하는 독립적인 면모를 띤다. 또한 김용익이 50여 년간 써온 글처럼 그에게 기록은 삶을 살아내는 하나의 방법으로 자리 잡으며, 그의 예술세계가 당대의 미술, 사회와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에서 나온 산물임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김용익 아카이브를 통해 작가의 작업 기저에 흐르는 사유가 초기의 인식론적인 미학에서 후기의 존재론적 철학으로 진화해 온 과정을 추적한다. 김용익의 ‘예술하기’는 미술을 통해 시각적 인식, 개념, 모더니즘 이론을 탐구하던 초기 작업에서 예술, 인간과 문명의 존재론적 측면을 탐구하는 후기 작업으로 진화해왔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예술하기를 삶의 방식이자 철학으로 통합해왔다. 전시 제목인 ‘라스트 제너레이션에게’는 이러한 그의 삶과 작업의 여정을 은유한다. 우리 사회에서 터부시되는 생각과 행동, 소외된 존재들에게 대화를 건네며 그들에게서 대안적인 가능성을 찾아왔다. 팬데믹과 기후 위기에 직면해 있는 21세기의 언저리에서 김용익의 여정이 우리의 삶과 사회의 대안을 생각해 보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